디자인·번역·영상 편집·과외처럼 개인끼리 일을 맡기고 받는 일은 점점 흔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친한 사이거나 소개로 만난 사이일수록 "대충 알아서 해주세요"라며 말로만 시작했다가, 작업 범위·대금·기한을 두고 다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쟁의 대부분은 간단한 용역 계약서 한 장으로 예방할 수 있습니다. 아래 다섯 단계만 차례로 적으면 됩니다.

말로만 맡기면 왜 위험할까

구두로 "이 정도면 되죠", "수정은 몇 번이든 해드릴게요" 같은 약속은 기억이 어긋나는 순간 다툼이 됩니다. 어디까지가 약속한 업무였는지, 대금은 언제 주기로 했는지, 수정은 몇 번까지였는지가 모두 말 속에만 있으면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글로 남겨 두면 서로 기대치가 분명해지고, 문제가 생겨도 무엇을 합의했는지 바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단계: 누가 무슨 일을 하는지 정한다

가장 먼저 업무 범위를 구체적으로 적습니다. "홈페이지 디자인"처럼 두루뭉술하게 쓰면 나중에 "이것까지 포함인 줄 알았다"는 다툼이 생깁니다.

  • 맡기는 사람·받는 사람: 이름과 연락처를 정확히.
  • 구체적 업무 내용: 만들 결과물의 종류·수량·형식(예: 메인 1페이지+서브 3페이지, PNG와 원본파일 함께).
  • 포함되지 않는 일: 범위 밖 작업도 적어 두면 추가 요청 시 기준이 됩니다.

2단계: 대금과 지급 시점을 적는다

돈 문제는 사소한 차이가 큰 다툼이 됩니다. 다음을 분명히 적으세요.

  1. 총 용역비와 부가세 포함 여부.
  2. 지급 방식: 일시불인지, 착수금·잔금으로 나누는지.
  3. 각 금액의 지급 날짜 또는 조건(예: 착수 시 50%, 최종 납품 후 7일 이내 잔금).
  4. 입금 계좌와 송금 기록 남기기.

대금 일부를 먼저 받고 시작하면 받는 사람도, 결과물을 받고 잔금을 치르면 맡기는 사람도 부담을 줄일 수 있어 자주 쓰입니다.

3단계: 기한과 수정 범위를 정한다

납품 기한과 수정 횟수는 가장 흔한 분쟁 지점입니다. "언제까지 끝낸다"는 마감일과 함께, 수정은 몇 회까지 무상인지, 그 이상은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적어 두세요. 또 맡기는 쪽의 자료 전달이 늦어져 일정이 밀리는 경우의 처리도 함께 정하면 책임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어디까지가 합리적 수정인지는 사안마다 달라질 수 있으므로, 다툼이 우려되면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4단계: 결과물 권리와 비밀유지를 챙긴다

특히 창작물은 결과물의 저작권·사용 범위를 정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금을 완납하면 사용 권리가 어떻게 넘어가는지, 받는 사람이 포트폴리오에 쓸 수 있는지 등을 적습니다. 작업 중 알게 된 상대방의 정보를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는 비밀유지 조항도 한 줄 넣어 두면 좋습니다.

5단계: 서로 확인하고 서명한다

모든 항목을 적었다면 양쪽이 내용을 함께 읽고 동의한 뒤 서명합니다. 종이로 주고받기 어렵다면 전자서명을 쓰면 멀리 떨어져 있어도 바로 서명할 수 있고, 누가 언제 어떤 내용에 동의했는지가 기록으로 함께 남아 나중에 확인하기 편합니다.

꼭 넣을 항목 체크리스트

항목핵심 확인
업무 범위결과물 종류·수량·형식, 제외 항목
대금총액·부가세·지급 시점·계좌
기한·수정마감일, 무상 수정 횟수, 지연 처리
권리저작권 귀속, 사용 범위, 비밀유지
서명양측 확인 후 서명·날짜 기록

개인 용역은 금액이 크지 않더라도 합의 내용을 글로 남기는 것이 가장 확실한 예방책입니다. 양식을 따로 받아 빈칸을 채우는 대신, 위 다섯 단계를 떠올리며 말하듯 적어 내려가면 빠진 항목 없이 계약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권리관계가 복잡하거나 다툼이 우려되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도움을 함께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