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계약은 '일정한 일을 해주고 그 대가를 받는' 계약입니다. 디자인, 개발, 컨설팅, 번역, 영상 제작처럼 결과물이 눈에 보이는 일부터 자문처럼 무형의 일까지 폭이 넓습니다. 그만큼 '어디까지 했어야 하는지', '언제 돈을 줘야 하는지'를 두고 다툼이 잦습니다. 아래 5개 조항만 분명히 적어도 대부분의 갈등은 피할 수 있습니다.
용역계약서가 왜 분쟁이 많을까
매매계약은 '물건과 돈'이 명확하지만, 용역은 '노력과 결과'의 경계가 흐릿합니다. 발주자는 더 많은 결과를, 수행자는 합의한 만큼만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구두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말이 바뀌면 증거가 남지 않습니다. 핵심은 '서로 다르게 기억할 수 있는 부분'을 글로 못 박는 것입니다.
대금 조항: 금액보다 '시점'이 핵심
총액만 적고 끝내면 안 됩니다. 언제, 어떤 조건으로 지급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 지급 시점: 계약 시 선금 30%, 중간 산출물 확인 후 40%, 최종 검수 후 30% 같은 분할 기준.
- 지급 기한: '검수 완료 후 영업일 7일 이내' 등 구체적 일수.
- 추가 비용: 요청 범위가 늘어날 때 단가나 산정 방식.
- 지연 시: 지급이 늦어질 경우의 처리 방식(지연이자 등).
업무 범위 조항: 어디까지가 일인가
가장 분쟁이 잦은 조항입니다. '홈페이지 제작'처럼 두루뭉술하게 쓰면 페이지 수, 수정 횟수, 모바일 대응 여부를 두고 의견이 갈립니다.
예시: "메인 1페이지, 서브 4페이지 디자인 및 퍼블리싱. 시안 수정은 페이지당 2회까지 포함, 초과 시 별도 협의."
포함되는 것과 포함되지 않는 것을 함께 적으면 더 깔끔합니다. 산출물의 형식(파일 종류, 해상도 등)도 명시하세요.
검수 조항: 끝났다는 기준 정하기
'완료'의 기준이 없으면 대금 지급도 미뤄집니다. 검수 조항에는 다음을 담는 것이 좋습니다.
- 검수 기준: 합의한 사양과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항목.
- 검수 기간: 산출물 인도 후 며칠 안에 확인할지.
- 무응답 처리: 기간 내 별도 의견이 없으면 검수에 합격한 것으로 본다는 조항.
- 보완 절차: 보완 요청 시 횟수와 기한.
지식재산권 조항: 결과물은 누구 것인가
저작권은 원칙적으로 만든 사람에게 생깁니다. 발주자가 결과물을 자유롭게 쓰려면 권리를 '누구에게, 언제, 어디까지' 넘기는지 적어야 합니다. 대금 완납 시점에 권리가 이전되는지, 수행자가 포트폴리오로 활용할 수 있는지, 외부 폰트·소스 같은 제3자 권리는 누가 책임지는지도 함께 정리하면 좋습니다.
해지 조항: 헤어질 때를 미리 정하기
중도 종료는 늘 감정적이 되기 쉽습니다. 어떤 경우에 해지할 수 있는지(기한 위반, 연락 두절 등), 해지 시 이미 진행된 부분의 대금을 어떻게 정산할지, 인계 자료를 어떻게 넘길지를 미리 적어두면 마무리가 깔끔합니다.
작성 후 마지막 점검
다섯 조항을 채웠다면 양 당사자 정보, 계약 기간, 서명란이 맞는지 확인하고 서명합니다. 종이 대신 전자서명을 쓰면 누가 언제 확인하고 서명했는지 기록이 함께 남아 나중에 확인하기 편합니다. 다만 구체적인 조항 효력이나 분쟁이 걱정된다면 전문가 상담을 함께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