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귀는 동안에는 "이 정도쯤이야" 하고 큰돈을 선뜻 빌려주기 쉽습니다. 문제는 헤어진 뒤입니다. 빌려준 쪽은 "빌려준 돈이니 갚아라"라고 하고, 받은 쪽은 "좋아서 그냥 준 돈"이라고 말합니다. 연인 사이일수록 이 다툼이 흔한 이유는, 돈이 오갈 때 그것이 대여인지 증여인지를 적어두지 않기 때문입니다.
연인 간 돈, 왜 '증여'로 다투게 되나
계좌이체 한 번으로는 돈을 보냈다는 사실만 남을 뿐, 그 돈의 성격은 드러나지 않습니다. 똑같은 송금이라도 "빌려준 것"일 수도, "선물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연애 중에는 생일·기념일 선물처럼 정말 주는 돈도 자주 오갑니다. 그래서 헤어진 뒤 "빌려준 돈"이라 주장하면, 상대는 "그때 준 선물 아니냐"고 맞설 수 있습니다. 증거가 송금 내역뿐이라면 어느 쪽 말이 맞는지 가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예시: A가 연인 B에게 "급하니 빌려달라"는 말에 800만 원을 이체했습니다. 차용증도, 갚겠다는 문자도 없었다면 헤어진 뒤 B가 "선물로 받은 것"이라 해도 빌려준 돈임을 보여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해를 돕기 위한 가상의 예시입니다.)
대여임을 보여주는 세 가지 흔적
"이건 선물이 아니라 빌려준 돈"이라고 말하려면, 빌려줄 때부터 대여라는 흔적을 남겨두는 것이 핵심입니다.
- 차용증: 금액, 빌린 날, 갚을 날(변제기), 이자, 상환 방법을 적은 문서
- 대화·메시지: "빌려줄게", "꼭 갚을게"처럼 대여임을 확인하는 메신저 기록
- 계좌이체: 현금 말고 이체로 주고받아 날짜·금액이 남게 한 기록
이 흔적들이 서로 맞아떨어질수록 선물이 아닌 대여로 보일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반대로 송금만 있고 아무 말도 문서도 없으면 "준 돈"이라는 반박을 막기 어렵습니다.
차용증에 꼭 들어가야 할 항목
연인 사이라고 해서 차용증 형식이 다르지는 않습니다. 다음 항목을 빠짐없이 적어두세요.
- 빌려준 사람·빌린 사람의 이름과 연락처
- 빌려준 금액(숫자와 한글 병기 권장)
- 빌린 날과 갚을 날(변제기)
- 이자 약정(있다면 이자율과 지급 방법)
- 상환 방법(일시 상환·분할 상환 등)
- 작성일과 양쪽 서명
금액이 크다면 무이자보다는 적정 이자를 정해 실제로 주고받는 편이 "진짜 대여"라는 인상을 줍니다. 다만 이자율 기준이나 증여세 판단은 금액·시기에 따라 달라지는 영역이라, 큰 금액이라면 작성 전에 전문가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합니다. 이 글은 일반 정보일 뿐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헤어진 뒤를 대비한 작성 요령
관계가 좋을 때 차용증 이야기를 꺼내기는 부담스럽습니다. 그래도 다음을 지키면 나중의 다툼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 돈을 보내기 전이나 직후에 차용증을 남긴다(뒤늦게 쓴 문서는 설득력이 약합니다).
- 차용증을 못 썼다면, 최소한 메신저로 "빌려준 돈, 언제까지 갚기로"를 확인받아 둔다.
- 이자·원금은 계좌이체로 주고받아 상환 흔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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