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새로 단장하는 인테리어·리모델링 공사는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이 오가는 큰 거래입니다. 그런데도 '아는 업체라서', '견적서만 받으면 되겠지' 하며 제대로 된 인테리어 공사 계약서 없이 시작했다가 공사 지연, 추가비용, 마감 하자로 다투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다행히 계약서는 변호사 없이도 핵심 항목만 챙기면 개인이 직접 쓸 수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무엇을 넣어야 하고 어떤 순서로 작성하면 되는지 정리했습니다.

인테리어 공사 계약, 법적으로 어떤 계약일까

인테리어·리모델링 공사는 민법상 '도급계약'에 해당합니다. 일을 맡기는 사람(도급인·주문자)과 일을 완성하기로 한 사람(수급인·시공자)이 '일의 완성'과 '보수 지급'을 서로 약속하는 계약이죠. 핵심은 단순히 시간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약속한 결과물, 즉 완성된 시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시공자의 의무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계약서에는 '무엇을, 어떤 수준으로, 언제까지' 완성할지가 분명히 적혀 있어야 합니다.

완성된 부분에 하자가 있으면 주문자는 민법의 도급에 관한 규정에 따라 하자보수나 그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다만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기간은 목적물과 자재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계약서에 하자보수 기간을 직접 정해 두는 편이 분명합니다. 또한 일정 규모 이상의 공사는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건설업 등록 업체가 시공하도록 되어 있고, 규모가 작은 경미한 공사는 예외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금액과 범위에 따라 다르니 계약 전에 업체의 사업자등록과 건설업 등록 여부를 확인하세요.

인테리어 공사 계약서 필수 항목 체크리스트

아래 항목이 빠지면 다툼이 생겼을 때 불리해지기 쉽습니다. 업체가 준 견적서를 그대로 계약서로 쓰기보다, 아래 표를 기준으로 빠진 칸을 채워 넣으세요.

항목내용·주의점
당사자 정보시공자의 상호·사업자번호·대표자·연락처와 주문자 성명·연락처. 건설업 등록 여부도 확인
공사 범위·내역철거·전기·설비·목공·도장 등 공정별로 구체적으로. '일체'·'전체'처럼 두루뭉술한 표현은 지양
자재·등급브랜드·모델·규격·수량을 명시하고, 자재 변경 시 협의 절차를 정함
공사 기간착공일·완공일을 적고, 기상·민원·자재 수급 등 기간 연장 사유와 처리 방법 합의
공사대금·부가세총액과 부가세 포함 여부를 명확히. 숫자와 한글을 병기하면 변조를 막는 데 도움
대금 지급 일정계약금·중도금·잔금 비율과 각 지급 시점(공정률·완공 기준 등)
지체상금완공이 늦어질 때 1일당 일정 비율 등 지연에 따른 처리 합의
하자보수보수 범위와 보증기간, 하자보수 유보금 또는 보증 방법
추가·변경 공사단가와 정산 방법, 그리고 서면 합의를 거친다는 절차
분쟁 해결·증빙협의 우선 여부, 관할, 사진·메시지 등 증빙 보관

이 가운데 '공사 범위'와 '추가공사 정산 방법'은 실제 분쟁에서 가장 자주 문제가 되는 칸입니다. 구두로만 정하면 "이건 견적에 포함된 줄 알았다"라는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단계별 작성법: 견적서에서 서명까지

처음 써 보더라도 아래 순서를 따르면 빠진 항목 없이 계약서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1. 시공 범위와 견적을 먼저 확정하세요. 둘러보고 받은 견적서에서 공정·자재·수량을 항목별로 정리합니다. 견적이 모호하면 이 단계에서 질문해 명확히 해 둡니다.
  2. 공사 내용·자재·기간을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옮기세요. "주방 전체 리모델링" 대신 "주방 상·하부장 교체(○○ 제품), 타일 ○○㎡, 싱크 수전 교체"처럼 적습니다.
  3. 대금 지급 일정을 단계로 나누세요. 계약금·중도금·잔금으로 쪼개고, 각 지급 시점을 공정률이나 완공 확인과 연결합니다.
  4. 하자보수·지체상금 등 책임 조항을 넣으세요. 보증기간과 지연 시 처리, 자재 변경 시 협의 절차를 명시합니다.
  5. 추가공사·변경 절차를 정하세요. 추가 작업이 생기면 사전에 단가와 금액을 서면으로 합의한 뒤 진행한다는 문구를 둡니다.
  6. 양 당사자가 서명·날인하고 사본을 보관하세요. 종이로 두 부를 나눠 갖거나, 전자계약으로 작성해 서명 기록과 함께 보관하면 분실·시점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참고로 공정거래위원회는 실내건축·창호공사 등에 쓸 수 있는 표준계약서를 제공합니다. 처음부터 백지에서 쓰기 부담스럽다면 표준양식을 받아 위 항목을 보완하는 방식이 편합니다.

대금은 단계로 나눠 지급하세요

인테리어 분쟁의 상당수는 '돈을 너무 빨리 다 줘서' 생깁니다. 대금을 한 번에 주면 시공이 늦어지거나 하자가 있어도 협상 카드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계약금·중도금·잔금으로 나누고, 각 지급 시점을 공정과 연결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비율은 공사 규모와 업체에 따라 다르지만, 잔금만큼은 완공 확인과 하자 점검을 마친 뒤 지급하도록 정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일부 금액을 일정 기간 하자보수 유보금으로 남겨 두면, 마감 후 발견되는 자잘한 하자를 처리하는 안전망이 됩니다. 또한 공사대금에 부가세가 포함된 금액인지 별도인지를 계약서에 반드시 적어 두세요. 이 한 줄이 빠져 잔금 단계에서 다투는 경우가 흔합니다.

하자보수와 지체상금 조항 챙기기

완공이 끝이 아닙니다. 누수, 타일 들뜸, 도배 들뜸, 문 처짐 같은 하자는 입주 후에 드러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계약서에 하자보수 범위와 보증기간을 적어 두면, 나중에 "그건 우리 책임이 아니다"라는 다툼을 줄일 수 있습니다. 보증기간은 법에서 정한 기간과 별개로 당사자가 직접 정할 수 있으며, 마감·설비 공정은 흔히 1년 안팎으로 합의합니다.

완공이 늦어질 때를 대비한 지체상금(지연에 따른 손해 처리) 조항도 중요합니다. 하루 늦을 때마다 얼마를 어떻게 정산할지, 그리고 기상·민원처럼 시공자 책임이 아닌 사유는 어떻게 처리할지를 함께 정해 두면 양쪽 모두에게 명확합니다. 손해 정도를 미리 정해 두는 방식은 분쟁이 생겼을 때 입증 부담을 덜어 줍니다.

추가공사·설계변경은 반드시 서면으로

공사를 하다 보면 "이왕 하는 김에 여기도" 하며 작업이 늘어나기 마련입니다. 문제는 그 비용입니다. 구두로 "조금만 더 해 주세요"라고 했다가 잔금 청구서에서 큰 추가금을 마주하는 일이 잦습니다. 추가공사가 생기면 진행 전에 항목·단가·금액을 적은 변경 합의를 남기는 것이 원칙입니다.

계약서에 "추가·변경 공사는 사전 서면 합의 후 진행하며, 합의 없는 추가 작업의 비용은 청구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구를 넣어 두면 분쟁을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변경 내용은 별도의 부속 합의서나 메시지로라도 날짜와 함께 남겨 두세요.

직접 작성한 계약서, 서명·보관은 이렇게

계약서는 양 당사자가 합의하고 서명하면 형식과 무관하게 효력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종이로 작성한다면 두 부를 만들어 각자 한 부씩 보관하고, 자재 사진·메시지 같은 증빙도 함께 모아 두세요. 다만 종이는 분실·위변조 주장에 약하고 '언제 작성했는지'를 객관적으로 보이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전자계약으로 작성하면 누가 언제 열람·서명했는지 기록이 남아, 종이 계약이 약한 시점·당사자 증명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싸인딜은 현재 운영 중입니다. AI에게 조건을 말해 계약서 초안을 만들어 주는 자동작성 기능은 유료 결제 이용자를 위한 기능이고, 무료 회원은 직접 준비한 PDF 양식을 업로드해 서명·발송하는 방식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휴대폰 본인확인과 감사추적 기록으로 '누가 서명했는지'를 남길 수 있어, 인테리어처럼 금액이 큰 거래의 증거를 갖추는 데 보탬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며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공사 금액이 크거나 분쟁 소지가 있다면 계약 전에 전문가 상담을 받아 보시길 권합니다.